[고전사계] 다산인가 사암인가

한국고전번역원 기관지인 계간 ‘고전사계’ 여름호에 내 글이 실렸다. 글을 보낸 것은 5월 6일. 워낙 고전을 잘 아는 한학자들이 주로 집필하는 매체라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심하다가 우리 동네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첨부파일 2024 고전 사계 여름호 편집본. pdf 파일 다운로드 내 컴퓨터 저장 한국고전번역원 기관지인 계간 ‘고전사계’ 여름호에 내 글이 실렸다. 글을 보낸 것은 5월 6일. 워낙 고전을 잘 아는 한학자들이 주로 집필하는 매체라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심하다가 우리 동네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첨부파일 2024 고전 사계 여름호 편집본. pdf 파일 다운로드 내 컴퓨터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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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칼럼] 다산이냐 사암이냐-고전의 바람직한 활용과 재창조 방식 임철순 데일리임팩트 주필(전 한국일보 주필)이 사는 경기 남양주시 도농은 이름이 심상치 않다. 언뜻 도시와 농촌을 뜻하는 ‘농(農)’으로 알기 쉽지만 한자로는 ‘도농(陶農)’, 도자기를 만드는 농촌이라는 예술적 이름이다. 본래 이곳에는 조선 중엽 남양홍씨가 거주하였는데, 도둑이 너무 많아 철로 울타리를 세워 매미라 하였다가 도농리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초벌구이를 하였다 하여 ‘도농’ 또는 ‘도룡’이라 불렀다고 한다. 도농동은 조선 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양주군 미음면과 구지면에 속하였으나 1995년 양주에서 분리된 남양주시가 들어서면서 남양주시 도농동이 되었고, 2017년 12월 이후 대부분의 지역이 다산1동으로 편입되었다. 도농이라는 이름은 지금 도농로라는 도로명의 주소와 전철 도농역. 이 일대 학교 이름에 남아 있는 상태다. 남양주시는 조안면 능내리에서 태어난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의 자장과 인력이 지배하는 곳이다. 특히 다산 신도시가 조성된 이후 공공 시설물과 지명, 각종 업소의 이름은 모두 다산 일색으로 되어 있다. 도농역의 명칭 변경 시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남양주시는 2022년 5월 서울 지하철 8호선이 별내선이라는 광역철도 형태로 별내신도시까지 연장될 때 다산동에 지을 역 이름을 공모해 다산역으로 결정했다. 그러자 도농역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도농역을 다산중앙역으로 바꾸자는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 아파트 경내도로 통행을 둘러싼 다산신도시 주민들과의 갈등, 기존 역명을 선호하는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다산이 갈수록 부각되다 보니 편승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었다.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해프닝은 또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 2018년 ‘다산’이 포함된 시의 모든 명칭을 점차 ‘사암’으로 변경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사암은 정약용이 자찬 묘지명에 손수 쓴 아호로, 그는 다산보다 ‘기다리다’라는 뜻을 갖춘 사암을 선호하였다. 이에 남양주시는 다산문화제, 다산유적지를 사암문화제, 사암유적지로, 다산홀, 시청광장을 사암홀, 사암광장으로, 도농역을 사암역으로 바꾸기로 했으며 다산1동, 다산2동도 사암동으로 변경하는 것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열수(熱水)는 한강의 이칭이자 정약용의 또 다른 호이다. 그의 호는 탁옹(籜翁), 태수(太守), 자하도인(子河道人), 철마산인(鐵馬山人), 문암(文巖), 당호는 여의당(如意堂)이라는 이름이 많다. 남양주시는 특히 다산1동 행정복지센터 옆에 세운 다산아트홀의 명칭을 시청 다산홀과 혼동된다는 이유로 2018년 5월 개관 후 4개월 만인 9월 사암아트홀로 바꿨다. 명칭 공모를 통해 다산아트홀로 이름을 정하고도 사암으로 고친 것이다. 그러자 다산신도시 입주민 등 남양주시 시민들이 국민신문고와 남양주시청 홈페이지 등에 민원을 제기하며 크게 반발하였고, 남양주시의회도 이의를 제기하여 결국 그해 12월 다산으로 회귀하게 되었다. [고전 칼럼] 다산이냐 사암이냐-고전의 바람직한 활용과 재창조 방식 임철순 데일리임팩트 주필(전 한국일보 주필)이 사는 경기 남양주시 도농은 이름이 심상치 않다. 언뜻 도시와 농촌을 뜻하는 ‘농(農)’으로 알기 쉽지만 한자로는 ‘도농(陶農)’, 도자기를 만드는 농촌이라는 예술적 이름이다. 본래 이곳에는 조선 중엽 남양홍씨가 거주하였는데, 도둑이 너무 많아 철로 울타리를 세워 매미라 하였다가 도농리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초벌구이를 하였다 하여 ‘도농’ 또는 ‘도룡’이라 불렀다고 한다. 도농동은 조선 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양주군 미음면과 구지면에 속하였으나 1995년 양주에서 분리된 남양주시가 들어서면서 남양주시 도농동이 되었고, 2017년 12월 이후 대부분의 지역이 다산1동으로 편입되었다. 도농이라는 이름은 지금 도농로라는 도로명의 주소와 전철 도농역. 이 일대 학교 이름에 남아 있는 상태다. 남양주시는 조안면 능내리에서 태어난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의 자장과 인력이 지배하는 곳이다. 특히 다산 신도시가 조성된 이후 공공 시설물과 지명, 각종 업소의 이름은 모두 다산 일색으로 되어 있다. 도농역의 명칭 변경 시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남양주시는 2022년 5월 서울 지하철 8호선이 별내선이라는 광역철도 형태로 별내신도시까지 연장될 때 다산동에 지을 역 이름을 공모해 다산역으로 결정했다. 그러자 도농역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도농역을 다산중앙역으로 바꾸자는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 아파트 경내도로 통행을 둘러싼 다산신도시 주민들과의 갈등, 기존 역명을 선호하는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다산이 갈수록 부각되다 보니 편승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었다.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해프닝은 또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 2018년 ‘다산’이 포함된 시의 모든 명칭을 점차 ‘사암’으로 변경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사암은 정약용이 자찬 묘지명에 손수 쓴 아호로, 그는 다산보다 ‘기다리다’라는 뜻을 갖춘 사암을 선호하였다. 이에 남양주시는 다산문화제, 다산유적지를 사암문화제, 사암유적지로, 다산홀, 시청광장을 사암홀, 사암광장으로, 도농역을 사암역으로 바꾸기로 했으며 다산1동, 다산2동도 사암동으로 변경하는 것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열수(熱水)는 한강의 이칭이자 정약용의 또 다른 호이다. 그의 호는 탁옹(籜翁), 태수(太守), 자하도인(子河道人), 철마산인(鐵馬山人), 문암(文巖), 당호는 여의당(如意堂)이라는 이름이 많다. 남양주시는 특히 다산1동 행정복지센터 옆에 세운 다산아트홀의 명칭을 시청 다산홀과 혼동된다는 이유로 2018년 5월 개관 후 4개월 만인 9월 사암아트홀로 바꿨다. 명칭 공모를 통해 다산아트홀로 이름을 정하고도 사암으로 고친 것이다. 그러자 다산신도시 입주민 등 남양주시 시민들이 국민신문고와 남양주시청 홈페이지 등에 민원을 제기하며 크게 반발하였고, 남양주시의회도 이의를 제기하여 결국 그해 12월 다산으로 회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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